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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면 버리고 터프하게, 미국이 180도로 바뀌었다”

최고관리자 0 572 2025.01.23 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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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면 버리고 터프하게, 미국이 180도로 바뀌었다”…트럼프 취임식 참석 최준호 형지 부회장 


“미국이라는 나라가 완전히 180도 바뀌어 버렸다는 걸 온몸으로 느낀 취임식이었습니다. 

과거에 알던 미국을 생각하고 비즈니스를 하면 크게 실패하겠구나 싶더군요.”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하튼의 뉴욕한국문화원에서 최준호 패션그룹형지 총괄 부회장을 만났다. 최 부회장은 전날 워싱턴DC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행사에 참석한 뒤 뉴욕에서 열리는 글로벌 섬유패션 전시회 ‘텍스월드 USA 2025’를 참관하고 온 길이었다. 

그는 “가장 점잖고 체면을 차리는 사람들이 모여있는 워싱턴DC조차 굉장히 터프해지고 본능에 충실한 곳으로 변했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그만큼 미국 시장에서 제대로 사업을 하려면 민관이 최선을 다해 네트워킹해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 일답.

ㅡ이번에 트럼프 대통령 취임행사에 참석한 국내 기업인으로 화제가 됐다. 보통 형지는 ‘크로커다일 레이디’, ‘까스텔바작’, ‘엘리트’, ‘에스콰이어’ 같은 브랜드로 알려져 있는데 어떤 관계가 있어 오게 됐나.

“보통 형지를 B2C(소비자 대상) 브랜드로 아시는데 저희가 B2B(기업 간 거래)가 크다. 유명 호텔들의 직원 정장 유니폼부터 시작해 대기업 현장 작업복, 은행원 정장 같은 기업 간 거래도 있고 군복, 죄수복이나 경찰화처럼 조달 사업도 한다. 그런데 가만 보니 미국 연방정부 조달 시장은 한국과 비교할 수 없이 크더라. 지난해 기준 미 군납시장 규모는 1370억 달러(약 199조원)다. 그 시장에 도전하기 위해 2년 전 로스엔젤레스(LA)에 미국 지사를 세웠다. ”

ㅡ어떻게 연방정부 조달 시장에 도전할 생각을 했나.

“코로나가 계기였다. 패션 사업을 오래 했지만(최 부회장의 아버지는 최병오 형지 회장으로 한국섬유산업연합회장과 한국경영자총협회 부회장을 맡고 있다.) 그런 식으로 고객과의 접점이 한 순간에 사라지는 일이 있을 수 있다는 건 상상을 못했다. 경기에 따른 부침은 있을 수 있어도 패션 산업은 안정적이라고 생각했는데 겪어보니 정말 취약했다. 우리가 가진 본연의 경쟁력을 잘 활용할 수 있으면서도 흔들림 없는 시장을 찾다 보니 여기까지 왔다.”

ㅡ어필할 만한 사업 실적이 있었나. 

“국내 사업도 여럿 있지만 2016년에 프랑스 본사를 인수한 ‘까스텔바작’ 브랜드가 큰 도움이 됐다. 지금은 형지의 프랑스지사가 된 까스텔바작이 원래 프랑스에서 ‘사제복’을 디자인한 브랜드로 유명하다. 이번에 파리 노트르담 성당 재개관 때도 까스텔바작을 만든 장 샤를 드 까스텔바작이 새로운 사제복을 만들어 화제가 됐다. 그래서 미국 시장에서도 이 브랜드를 활용하고 있다.”

ㅡ이번 취임식이 실외에서 실내로 바뀌면서 참석 가능인원이 22만 명에서 2만2000명으로 줄었다. 취임식 참관이 쉽지 않았을 텐데 누구 초청으로 왔나.

“(공화당 계열 국방 싱크탱크로 분류되는) 허드슨 인스티튜트로부터 초청장을 받았다. 미국 군복과 죄수복 등 연방정부 시장을 뚫으려면 군이나 연방수사국(FBI) 쪽 인사들과 교류하는 게 중요하다. 초청장이 있었지만 그래도 아침 일찍부터 캐피탈 원 아레나 입장까지 5시간을 줄서 기다려야 했다.(웃음) 취임 행사 후에는 허드슨 인스티튜트 전직 현직 소장인 케네스 와인스타인과 존 월터스와 면담도 진행했다. 독일 위성통신기업인 리바다스페이스 최고경영자(CEO) 등 다른 나라의 국방 관계자도 만날 수 있었다.”

ㅡ아레나에서 본 취임식에서는 뭐가 가장 인상적이었나.

“사실 2년 전 윤석열 대통령 미국 순방 때도 경제사절단으로 워싱턴DC에 왔었다. 그런데 이번에 느낀 점은 그때의 미국과 지금의 미국은 완전히, 180도 달라졌다는 것이었다. ‘아, 나라 자체가 완전히 바뀌어 버렸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기존의 문법으로 비즈니스를 하면 심하게 실패하겠구나라는 느낌을 받았다. 변화에 대한 준비를 철저하게 하고 접근해야겠다 싶었다.”

ㅡ구체적으로 준비하는게 있나.

“미국의 정책 변화에 맞게 미국 공장 설립을 검토 중이다. 연방정부 사업을 하려면 더더욱 미국 기업으로서 ‘Made in USA’로, 미국인을 고용해 사업을 가져가야 한다. 당초 서부 공장을 생각했지만 시간이 갈수록 워싱턴DC와 가까운 곳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일단 그전까지는 연방정부 사업을 이미 하고 있는 미국 업체들의 일감을 가져와 우리의 제품 경쟁력을 보여주려 한다. 현재 관련 계약을 진행 중이다.”


뉴욕=임우선 특파원 ⓒ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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