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값이 쓰다… 소주, 맥주 가격 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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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값이 쓰다… 소주, 맥주 가격 인상

최고관리자 0 1116 2023.02.20 0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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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서울 시내 대형마트를 찾은 시민들이 소주와 맥주 등 주류 제품을 고르고 있다. [뉴시스] 


지난 15일 오후 8시 서울 서초동 교대역 인근의 한 삼겹살집. 퇴근하고 동료와 ‘삼겹살에 소주 한잔’ 하려던 직장인 황재현(41)씨는 삼겹살보다 소주 가격에 놀랐다. 메뉴판에 소주 한 병 가격이 6000원이라고 적혀 있어서다. 식당 주인에게 가격이 오른 것 같다고 물었더니 “물가가 너무 올라 어쩔 수 없었다”는 답이 돌아왔다. 황씨는 “무심코 ‘소주 한 병 주세요’ 하려다 멈칫했다”며 “소주도 마음대로 못 마실 것 같다”고 말했다.

비교적 싼값에 즐길 수 있어 ‘서민의 술’로 불리는 소주는 물론 맥주와 막걸리까지 각종 주류 가격이 줄줄이 올랐다. 제조회사가 출고가격을 올린 데다 유통 과정을 거치며 판매점은 물론 식당에서 가격을 더 올려 잡아 체감 폭이 더 커졌다.

19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서 소비자물가지수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소주·맥주·탁주·양주 등 주류 가격이 1년 전보다 5.7%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외환위기를 겪고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을 받은 1998년 주류 가격 상승률이 11.5%를 기록한 뒤 24년 만에 가장 많이 올랐다.

이 특수한 상황을 빼면 주류 가격 상승률은 주로 2%대였고 기껏해야 4%대를 맴돌았다. 


술값 올해 더 오를 듯…원료값 상승, 맥주 주세도 인상 예정 


그러다 지난해 6% 가까이 치솟았다. 특히 소주가 7.6% 올라 2013년(7.8%) 이후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맥주는 5.5% 상승해 2017년(6.2%) 이후 가장 많이 올랐다.

소주는 원·부자재 가격 상승이 출고가 인상을 부추겼다. 특히 소주 원료인 주정(에탄올) 가격이 지난해 10년 만에 7.8% 올랐다. 맥주는 보리 등 원·부자재와 에너지 가격, 물류비·인건비·환율이 줄줄이 오른 것이 출고가 인상에 영향을 미쳤다. 세금도 지난해 4월부터 L당 20.8원 올랐다.

제조회사 출고가가 오르자 편의점과 대형마트도 일제히 1병당 판매가격을 100∼150원씩 올렸다. 참이슬 소주 기준 편의점 가격이 기존 병당 1800원대에서 1900원대, 대형마트 가격은 1200원대에서 1300원대로 각각 올랐다.

위스키·샴페인 같은 양주도 4.2% 상승해 2013년 4.8% 이후 가장 많이 올랐다. 약주도 4.8% 올라 2013년 5.2% 이후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2021년 12.8% 올랐던 막걸리는 지난해 7.2% 올랐다.

올해도 인상 요인이 줄줄이다. 제병업체의 소주병 공급 가격이 병당 180원에서 220원으로 20% 넘게 올랐고, 맥주는 올해 4월부터 세금이 L당 30.5원 또 올라 885.7원이 된다. 2021년 주세가 0.5% 올랐을 때 오비맥주·하이트진로는 출고가를 평균 1.36% 인상했다.

체감 상승 폭은 훨씬 클 전망이다. 주류 업계가 출고가를 올리면 편의점·마트 등 소매점 판매가가 더 큰 폭으로 오르고, 식당에선 그보다 더 오르는 ‘나비효과’가 일어날 수 있다. 병당 500원·1000원 단위로 가격을 매기는 식당에선 이미 지난해 병당 4000~5000원대였던 소줏값을 병당 5000~6000원대로 올린 경우가 늘었다. 지난해 외식산업연구원이 일반음식점 외식업주 130명을 조사한 결과 55.4%가 소주 출고가 인상에 따라 소주 판매가격을 올렸거나 올릴 예정이라고 답했다.

식당에서 병당 5000~7000원대인 맥주 가격도 병당 6000~8000원대로 오른 경우가 많다.

소주 1병에 맥주 1병을 시켜 일명 ‘폭탄주’를 마실 경우 1만원을 훌쩍 넘어 1만5000원에 육박한다는 얘기다. 서울 송파구의 한 양꼬치집 주인 이모(53)씨는 “물가, 인건비 상승에 대응하려면 음식값보다 덜 민감한 술값을 올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조용래 기획재정부 환경에너지세제과장은 “지난해 높은 물가상승률(5.1%) 등을 고려해 정부가 할 수 있는 가장 최소한으로 주세를 올렸다”고 설명했다.



김기환 기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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