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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은 왜 한국 새 정부 출범 맞아 보낸 첫 메시지에서 중국을 거론했나

최고관리자 0 565 2025.06.04 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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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이 3일(현지시간) 백악관 정례 브핑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미국 백악관이 3일(현지시간) 한국 대선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당선된 것에 대해 “한·미 동맹은 여전히 철통같다”는 입장을 냈다. 백악관은 “한국은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를 치렀다”면서도 “미국은 전 세계 민주주의에 대한 중국의 개입과 영향력을 우려하고 있고, 이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백악관은 중국의 개입 의혹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설명하지 않았고, 이것을 한국 대선과 직접 연관시키지 않았다. 그러나 동맹국인 한국의 대선 결과에 대해 논평하면서, 제3국인 중국의 영향력 우려를 직접 언급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이는 “이재명 대통령의 당선을 축하한다. 역내 안보와 경제적 회복을 강화하고, 우리가 공유하는 민주주의 원칙을 지키기 위해 한·미·일 3자 협력을 계속해서 심화할 것”이라고 밝힌 미 국무부의 공식 입장과도 결이 다르다.


백악관의 이 같은 메시지는 미·중 갈등이 ‘치킨게임’ 양상으로 치닫고 있는 상황에서, 정권 교체를 틈타 한국에 영향력 확대를 시도하지 말라는 중국에 대한 견제인 동시에, 국익 중심의 ‘실용 외교’를 표방한 이재명 정부에게 중국과 거리를 두라고 요구하는 경고로 보인다.


최근 들어 트럼프 정부는 동맹국에 편을 분명히 하라는 압박의 강도를 점점 더 높여가고 있다.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이 지난달 31일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 연설에서 “많은 국가가 중국과의 경제 협력과 미국과의 국방 협력을 모두 추구해야 한다는 유혹을 받고 있다는 걸 알고 있다”면서, 이른바 ‘안미경중’ 행보를 하지 말라고 견제구를 날린 것이 그 예다.


따라서 백악관의 메시지는 한·미 동맹을 굳건한 축으로 삼되 국익을 위해서라면 중국·러시아와도 관계를 개선하겠다는 이재명 대통령의 ‘실용 외교’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불편한 ‘속내’를 드러낸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미국에 보조를 맞추기 위해 중국과 불필요한 대립각까지 감수했던 윤석열 정부와 달리, 이재명 대통령은 대만 문제에 한국이 깊숙이 개입하는 것은 국익에 도움이 안 된다고 선거 유세 기간 동안 발언한 바 있다.


트럼프 핵심 지지층인 ‘마가’(MAGA)의 입김이 백악관 메시지에까지 반영된 것일 수도 있다. 백악관 인사에 영향력을 발휘하는 ‘극우 선동가’ 로라 루머는 이재명 후보의 승리가 확실시되자 엑스에 “한국에 명복을 빈다

(RIP South Korea)”는 글을 올리고는 “공산주의자들이 한국을 접수했다. 이는 끔찍한 일”이라는 근거 없는 주장을 펼쳤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루머로부터 충성심이 의심되는 사람들의 명단을 전달받은 후 안보 기관에서 대대적인 숙청작업을 벌인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전략 참모였던 스티브 배넌도 엑스에 백악관 대변인이 브리핑에서 한국 대선 관련 반응이 있느냐는 기자 질문에 “그렇다. 찾아 주겠다”며 서류를 뒤지다가 “없네”라고 답한 영상을 리트윗하면서 “한국은 망했다

(fallen)”는 글을 올렸다. 트럼프 1기 정부에서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냈던 마이크 플린은 지난주 엑스에서 “(한국 대선의) 부정 징조”에 대해 언급하며, 부정선거는 중국 공산당에게만 이로울 것이란 근거 없는 글을 올렸다.




정유진 기자 ⓒ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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