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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입양은 범죄입니다" 무릎 꿇고 호소한 해외입양인

최고관리자 0 676 2025.03.26 0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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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서울 중구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에서 열린 해외입양과정 인권침해 사건 진실규명 결정 발표 

기자회견에서 해외 입양인 김유리 씨가 박선영 위원장 앞에서 무릎을 꿇고 진실규명을 호소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국과 민간입양기관들은 날아다니는데 불법입양 피해자들은 기어다니는, 이 수치스러운 상황을 끝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26일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가 연 ‘해외입양 아동 인권침해 진실규명’ 기자회견에서 해외입양인 김유리씨가 이같이 말했다.


앞서 1964년부터 1999년까지 한국에서 해외 11개국으로 보내진 입양인 총 367명은 진실화해위에 조사를 신청했다.


김씨는 이중 한 명으로 어린 나이에 프랑스로 해외 입양됐다. 김씨는 “어머니가 저를 임시로 고아원에 맡겼지만 저는 해외입양됐다”며 “39년을 고아인 줄 알고 살아왔다. 입양 정보시스템이 개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씨는 “한국아동을 구매해 성범죄를 범하고 머슴살이를 시키는 피해 사례도 있다”며 “해외입양인이 평생 안고 가야 하는 트라우마를 고려해 달라. 강화한 권고를 만들어 달라”고 오열하기도 했다.


1955년부터 1999년까지 해외입양은 총 14만1766건 이뤄진 것으로 파악된다. 미국으로 입양간 경우가 9만3009건(65.6%)으로 가장 많았고 △프랑스 1만620건(7.5%) △덴마크 8265건(5.8%) △스웨덴 8244건(5.8%) 등이 뒤를 이었다.


위원회는 해외입양이 이뤄지는 과정에서 다양한 인권침해 사례가 있던 것을 밝혀냈다. 무호적 상태 아동의 고아호적을 만들면서 소재지를 발견 장소가 아닌 입양알선기관 주소로 일관해 기입하거나, 입양 대상 아동이 숨지는 등 입양이 중단됐을 경우 새로 들어온 아동을 숨진 아동의 신원으로 조작하는 등 경우가 있었다. 또 양부모 자격 심사를 포함한 이주허가 심사의 99%가 당일 처리되는 등 입양 심사도 유명무실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정부가 입양 수수료를 규제하지 않고 입양알선기관에 자율로 맡기며 기관이 양부모로부터 입양실비 외 기부금을 강제로 징수하는 문제점도 드러났다.


위원회는 △적법한 입양 동의 부재 △허위 기아발견신고 등 기록의 조작 △요식행위인 부양의무자확인공고 △의도적 신원 바꿔치기 △양부모 자격 부실 심사 △후견인 직무 미이행 △양부모 수요에 맞춘 아동 대량 송출 △입양대상 아동 확보를 위한 강제적 기부금 등 문제를 확인했다.


위원회는 먼저 신청인 56명에 대해 진실규명을 결정하고 피해자로 인정했다. 나머지 신청인에 대해선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발표는 국가기관이 처음으로 해외입양 과정에서 이뤄진 인권침해를 인정한 것으로 의미가 크다.


정영훈 조사2국장은 “국가 공권력에 의한 중대한 인권침해를 확인했으며 국가가 수십만 아동을 해외로 보내며 입법 부실, 관리감독 해태 등 총체적 문제를 드러냈다”며 “국가의 공식 사과, 입양인의 시민권 취득 여부 실태조사 및 조치, 입양 정보 제공 시스템 개선, 가족 상봉 지원, 헤이그국제아동입양협약 비준 등을 권고했다”고 밝혔다.


박선영 위원장은 “입양아들이 겪는 정체성 혼란 문제 해결과 다양한 교육과 취업의 기회도 제공하는 등 이들의 아픔을 어루만질 수 있는 후속 조치를 고민할 수 있길 바란다”고 했다.




[ⓒ이데일리 손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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