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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이 칼을 쥐여주진 않는다"…80번 찌르고 심신미약 탓한 살인범

최고관리자 0 351 2025.06.04 0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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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이 칼을 쥐여주진 않는다"…80번 찌르고 심신미약 탓한 살인범 [뉴스1] /© MoneyToday


2019년 6월 4일. '강서구 PC방 살인사건'의 피고인 김성수(당시 30세)가 1심에서 징역 30년을 선고받았다. 피해자가 입은 자상은 얼굴과 목에 집중돼 있었다. 손은 흉기를 방어하다가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찢어졌다.


일면식 없는 아르바이트생과 사소한 말다툼을 벌이다 흉기로 무참히 살해한 김씨에게 내려진 판결에 유족은 "얼굴만 30번 넘게 찔렀다"며 참담한 심경을 드러냈다.


사소한 다툼으로 살해…흉기로 80번 찔렀다


일요일이었던 2018년 10월 14일 아침, 김씨는 남동생이 있던 서울 강서구 한 건물 지하 1층에 있는 PC방에 들어왔다. 동생 옆자리에 앉은 김씨는 아르바이트생이던 피해자 A씨(당시 20세)에게 "자리가 너무 더럽다"며 청소를 요구했다.


A씨가 자리를 치워줬음에도 김씨는 계속해서 시비를 걸었다. 게임에서 지자 1000원을 환불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이에 A씨가 점장과 얘기해 보겠다고 거절하면서 두 사람은 말다툼을 벌였다. 김씨 동생은 "아르바이트생이 욕을 한다"며 경찰에 신고했고, 출동한 경찰은 단순한 싸움으로 파악하고 돌아갔다.


자신이 원하는 대로 상황이 흘러가지 않자 김씨는 약 330m 거리에 있는 집으로 가서 17cm 길이의 흉기를 챙겨 7분 만에 다시 PC방을 찾았다. PC방 앞에서 기다리던 김씨는 쓰레기를 버리고 오는 A씨를 공격했다. 김씨 동생은 형이 A씨를 때리는 모습을 지켜봤다.


김씨와 A씨가 몸싸움을 벌이자 동생은 A씨 뒤에서 허리를 붙잡았다. A씨는 김씨를 잡은 손을 놓쳤고, 그 틈을 타 김씨는 A씨를 얼굴과 머리를 주먹으로 때렸다. 이후 쓰러진 A씨에게 흉기를 마구 휘둘렀다. 키 192cm에 몸무게 88kg, 검도 유단자였던 A씨는 반격하지 못하고 일방적으로 공격당했다.


흉기에 80회 이상 찔린 A씨는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약 3시간 만에 과다출혈로 끝내 숨졌다. 그날은 A씨의 아르바이트 마지막 날이었다.


당시 담당의는 "모든 상처는 목과 얼굴, 손에 있었다. 하나하나가 형태를 파괴할 정도로 깊었다"며 "인간이 인간에게 그렇게 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가해자는 칼을 끝까지 넣을 각오로 찔렀다"고 자신의 블로그에 밝혔다. 또 "(김씨가) 우울증에 걸렸던 것은 그의 책임이 아닐 수 있다"며 "하지만 우울증은 그에게 칼을 쥐여주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김씨는 출동한 경찰에 테이저건을 맞고 체포됐다. 가족은 김씨가 우울증 약을 먹고 있다는 진단서를 경찰에 제출했다.



"장기간 격리돼 속죄해야"…징역 30년, 59세에 출소


김씨는 평소 사소한 이유로 주변 사람들이나 행인 등에게 시비를 거는 등 폭력적 성향을 보인 것으로 조사됐다. 아버지로부터 가정 폭력을 당하며 자란 그는 초등학생 때부터 따돌림까지 당했다. 내면의 분노는 폭력성으로 나타났다.


검찰은 김씨를 살인 혐의로 구속기소 했다. 결심공판에서는 사형을 구형했다.


김씨 동생은 공동폭행 혐의로 불구속기소 됐다. 검찰은 동생이 김씨를 도와 폭행에 가담했으나 김씨가 흉기를 가지고 있던 사실은 몰랐다고 봤다. 김씨 동생은 "몸싸움을 말리기 위해 A씨를 잡고 떼어내려고 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1심 재판부는 김씨에게 징역 30년을, 동생에게는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김씨에 대해 "범행 방법이 매우 잔혹하다. 사소한 문제로 인한 말다툼 외에 특별한 범행 동기도 찾아볼 수 없다"며 "건실하게 생활하면서 앞으로의 삶을 꿈꾸던 피해자는 치명적인 신체 손상을 입고 영문도 모른 채 사망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고인의 범행 경위와 수법 등을 보면 재범 위험성이 있다. 형 집행이 종료된 이후에도 부당한 일을 당하거나 분노를 느끼는 상황에서 내재된 공격성 또는 폭력 성향을 표출할 가능성이 높다"며 "성장 과정에서 겪은 가정 폭력과 학교 폭력 등으로 만성적 우울감과 불안 등에 시달려 범행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이는 점을 감안해도 장기간 사회에서 격리해 속죄하는 마음으로 살아가게 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김씨 동생이 사건 당시 A씨를 붙잡고 있었던 것은 '싸움을 말리는 행위'였다고 봤다. 재판부는 "통상적으로 가해자 폭행을 돕는 전형적인 행동을 하지 않았다"며 "갑작스럽게 발생한 몸싸움 상황에 당황해 나름대로 싸움을 말리기 위한 행동이었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판결이 국민의 법 감정에 미치지 못한다는 비판이 일었다. 김씨는 형이 너무 무겁다는 이유로, 검찰은 형이 너무 가볍다는 이유로 항소했다. 그러나 2심 재판부는 "1심과 비교해 양형 조건의 변화가 없다"며 이를 모두 기각했다.


공동폭행 혐의를 받은 김씨 동생에게 무죄를 선고한 1심 판단도 옳았다고 봤다. 김씨가 "동생이 '내가 칼에 찔릴 각오로 말려야 했는데 무서워서 그러지 못했다'고 했다"고 증언한 것도 무죄 판결 근거로 삼았다.


항소심 선고 후 김씨는 상고장을 제출했다가 취하, 징역 30년이 확정됐다. 김씨는 59세가 되는 2048년 만기출소 예정이다.



류원혜 기자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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