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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돈 내가 벌었다” 스타벅스 창업자를 화나게 만든 한 단어

최고관리자 0 837 2023.03.31 0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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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커피 체인인 스타벅스 창업자 하워드 슐츠/AP연합뉴스


美상원 노조 탄압 의혹 관련 청문회

질 샌더스가 ‘억만장자’ 여러번 부르자 발끈

창업자 슐츠 “내가 벌었고, 직원들과 공유”

29일(현지시각) 미국 의회 청문회에서 흥미로운 장면이 포착됐다. 노조 탄압 의혹으로 불려나온 세계적인 커피 체인인 스타벅스 창업자 하워드 슐츠가 자신을 비판하는 거물급 정치인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에게 불쾌감을 드러내며 맞선 것이다. “내 돈은 내가 벌었다”는 슐츠의 말에 할 말을 잃고 황당한 표정을 짓는 샌더스 의원의 표정이 그대로 방송 카메라에 담겼다.

슐츠는 이날 상원 보건·교육·노동·연금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했다. 친(親)노조 성향 인사이자 위원장인 샌더스 의원은 슐츠를 향해 강하게 날을 세웠다. 샌더스 의원은 스타벅스 직원들의 노조 결성 노력에 대한 지지의사를 드러내면서, 슐츠를 비롯한 회사 경영진과 평직원 사이의 엄청난 부의 격차를 반복해서 지적했다. 이 과정에서 샌더스 의원은 슐츠를 ‘억만장자(billionaire)’라고 칭했는데, 그러자 슐츠가 발끈했다.

슐츠는 “방금도 그렇고 오늘 여러 번 말씀하신 그 ‘억만장자’라는 별명을 한번 짚어보자”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나는 연방 보조금을 받는 주택에서 자랐다. 내 부모는 집을 소유한 적이 없다”며 “나는 아무것도 가진 것 없이 시작했다”고 했다. 이어 “나는 내 인생 전체가 성공적인 ‘아메리칸 드림’에 기반을 두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슐츠는 “맞다, 난 수십억 달러를 가지고 있다”며 “그건 내가 번 것이다. 아무도 내게 주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리고 나는 스타벅스의 직원들과 함께 끊임없이 이를 공유해왔다”며 “이렇게 ‘억만장자’라는 꼬리표를 붙이는 것은…(불공평하다)”라고 말했다. 이때 샌더스 의원은 “시간이 다 됐다”며 그의 말을 끊었다. 그럼에도 슐츠는 “당신이 나를 별명으로 부르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 내가 번 돈이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샌더스 의원은 눈썹을 치켜올리고 눈을 크게 뜨면서 오른손을 휘저었다. 샌더스 의원은 “충분히 시간을 드렸다. 미안하지만 당신 다음에도 말 할 사람들이 있다”고 했다. 두 사람의 언쟁은 이렇게 마무리 됐다.

한편 포브스에 따르면 슐츠의 자산은 37억 달러(약 4조8129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이날 기준 그는 지구상에서 753번째로 부유한 사람이다. 슐츠는 지난해 4월 경영일선에 복귀해 세번째 CEO직을 맡았다. 그는 당초 이달 말까지 CEO직을 맡을 예정이었으나, 이보다 약 2주 앞선 지난 19일 자리에서 물러났다. 그 뒤를 이어 랙스먼 내러시먼이 스타벅스의 새 CEO가 됐다.

스타벅스는 최근 노조 탄압 의혹으로 논란의 중심에 선 상태다. 지난 18개월 동안 미국 내 스타벅스 매장 300여 곳이 노조 결성에 투표했고, 미 노동관계위원회(NLRB)의 인증을 받았다. 이는 미국 스타벅스 매장의 약 3%에 해당하는 수치다. 지난 1일 NLRB에 따르면 스타벅스는 뉴욕주 버펄로의 21개 지점에서 ▲노조결성 시도에 대한 보복 ▲노조 지지 입사 지원자의 채용 거부 ▲노조 결성 주도자 전근 등 33건의 부당노동행위를 저질렀다.

스타벅스는 부당노동행위가 없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슐츠는 그동안 청문회 출석을 거부해왔으나, 위원회가 자신을 소환하겠다고 하자 청문회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슐츠는 청문회에서 불법 행위는 없었다는 기존의 입장을 반복했다.

이번 논란에서 공화당 측 인사들은 슐츠의 편에 섰다. 오클라호마주(州) 공화당 의원 마크웨인 멀린은 슐츠를 두둔했다. 멀린 의원은 “모든 CEO가 백만장자이기 때문에 부패했다는 의장의 주장에 화가 난다”며 “돈을 많이 벌면, 당신은 부패한 것이란다”라고 했다. 그는 샌더스 의원을 향해 “당신은 28년 간 공직에 있었고 그동안 당신 부부는 800만 달러(약 104억원)가 넘는 부를 축적했다”며 “당신이 백만장자가 되는 건 가능하고, 슐츠나 다른 CEO들은 백만장자인 동시에 정직할 수 없는게 되는가”라고 했다. 이 주장에 대해 샌더스 의원은 사실이 아니라며 “내가 800만 달러의 자산이 있다면 내게는 좋은 소식이겠다”라고 했다.

 

ⓒ 조선일보 김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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