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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ㆍ표현의 자유’ v. ‘차별금지’ 性소수자 권리, 어느 게 우선? 대법원서 맞붙는다

최고관리자 0 799 2022.12.05 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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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성간 결혼을 축하하는 웹사이트 제작을 반대하는 웹디자이너인 로리 스미스가 11월28일 자신의 오피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로이터 연합뉴스 © 제공: 조선일보 이철민 국제 전문기자

미 연방대법원은 5일 웹사이트를 제작하는 그래픽 디자이너가 자신의 기독교 신념에 반(反)하는, 성(性)소수자(LGBT) 커플의 ‘결혼 축하’ 웹사이트 제작 주문을 거부할 수 있도록 자신의 헌법상 권리를 권리를 보호해 달라며 상고한 소송을 허용했다.

미 수정헌법 1조는 종교의 자유로운 활동을 금하거나 표현의 자유를 축소하는 법의 제정을 금한다.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시 외곽의 리틀턴에 사는 기독교인으로서 한 아이의 엄마인 웹 디자이너 로리 스미스(38)는 “콜로라도주의 차별금지법은 내 뜻에 어긋나게 ‘동성(同性)간 결혼’을 축하하는 메시지를 제작하게 강요해, 예술인(artists)의 ‘표현의 자유’ 권리를 침해한다”고 소송을 제기했다.

현재 미 연방대법관 9명의 이념적 성향은 6대3으로 ‘보수’ 성향이 짙다. 미 대법원은 지난 6월에도 여성의 낙태(落胎) 권리를, 헌법(수정헌법 14조)에 따라 주(州)정부가 보호해야 할 시민적 권리에서 제외했다. 1973년 이래 미국에서 인정돼 오던 여성의 ‘헌법적’ 낙태 권리를 무효화한 판결이었다.

당시 클레어런스 토머스 대법관은 “동성(同性)간 결혼을 할 권리도 헌법에 보장된 권리에서 빼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스미스가 내년 6월 이 대법원 소송에서 이기면, 미국에서 차별금지법에 따라 보호받던 LGBT(LayㆍGayㆍBisexualㆍTransgender)들의 권리는 크게 위축된다. 이와 관련, 뉴욕타임스는 “스미스의 상고 신청을 허용했다는 것 자체가 대법관 6명의 보수적 견해가 더욱 힘을 얻어가며, 연방대법원이 스미스의 주장이 실제로 헌법에 보장된 권리라고 보는 의견이 강하고, 동성간 결혼 권리를 인정한 2015년의 판결을 번복하거나 제한하려는 의지가 강하다는 것을 대변한다”고 분석했다.

◇”내 신앙에 반(反)해, 고객의 ‘동성간 결혼’ 축하 메시지를 만들라고?”

한 아이의 엄마인 스미스는 월스트리트저널, 뉴욕타임스 등 미 언론에 “나는 성소수자 고객의 일반적인 주문을 거절하거나, 고객으로서 성소수자를 거부하는 것이 아니다”며 “반대로 한 개신교단이 ’신(神)은 동성애자를 증오한다’는 문구를 넣어 웹사이트를 제작해 달라는 것도 거절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스미스는 “나는 ‘결혼은 남녀 간에만 이뤄진다’는 종교적 신념을 따르고, 이게 내 신앙을 규정하는 핵심”이라며 “주의 차별금지법은 나의 깊은 신념에 반대하는 메시지를 담아 축하하는 예술품을 만들게 강요한다”고 주장했다.

스미스의 상점 ‘303 크리에이티브’은 2018년 같은 남성 커플의 결혼 케이크 제작을 거부했다가 소송 당하고, 이후 대법원에서 ‘부분 승소’한 잭 필립스의 케이크 가게인 ‘마스터피스 케이크샵’과 불과 수㎞ 떨어져 있다. 스미스는 “우리는 다 예술인으로서, 자기 신념에 맞게 창조적 활동을 한다는 이유로 처벌받아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콜로라도 주는 1,2심에서 “헌법에 ‘차별’할 권리는 없다. 대중을 상대로 비즈니스를 열었다면, 누구에게든지 그가 원하는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는 논리를 폈고, 스미스는 패소했다.

한편 2018년 연방 대법원이 ‘케이크 가게’ 주인 필립스 사건을 다룰 때에는, 그가 헌법에 보장된 종교적 자유에 따라 남성 커플의 케이크 제작을 거부할 수 있는지는 따지지 않았다. 다만, 콜로라도 주정부가 필립스의 종교적 신념에 지나치게 적대적이었다는 사실만 인정했다.

콜로라도주의 차별금지법은 대중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비즈니스는 인종ㆍ성(性)ㆍ성적(性的)취향ㆍ종교ㆍ기타 특성에 기초해 상품ㆍ서비스 제공을 거부하거나 그 같은 정책을 밝히는 것을 금한다.

웹디자이너인 스미스는 특정 고객과 구체적인 시비가 붙은 것이 아니다. 2016년에 주 인권위를 상대로 ‘선제적’으로 위헌(違憲) 소송을 냈다. 그는 “계속 내 신념에 기초한 결혼 웹사이트를 제작하다 보면 언젠가 주 정부가 나를 겨낭할텐데, 기다리느니 먼저 나의 헌법상 권리를 보호하려고 나섰다”고 말했다.

스미스를 대변하는 법률 조언 단체인 ‘자유수호연합(Alliance Defending Freedom)’ 측은 “만약 콜로라도 주가 이기면, 미국 연방ㆍ주 정부는 모든 종류의 예술인에게 결과적으로 자신의 신념에 반하는 것들을 하도록 강요할 수 있다”고 말한다.

ADF 측은 아일랜드의 가톨릭 성인(聖人) 패트릭을 기념하는 보스턴의 ‘세인트 패트릭 데이’ 행진 조직위가 1995년 아일랜드계 LGBT 단체의 참여를 막은 것을 연방대법원이 인정한 판례가 이 사건과 비슷하다고 주장한다.

◇LGBT 측 “스미스가 이기면, 온갖 형태의 차별 되살아난다”

미국의 대표적인 진보적 인권 단체인 ‘미국시민자유연맹(ACLU)’는 “스미스가 이기면 연방대법원이 차별금지법을 빠져나갈 구멍을 허용하는 것이 된다”며 “이렇게 되면 종교적 신념뿐 아니라, 편견과 무지에 따른 흑인ㆍ무슬림ㆍ유대계에 대한 차별을 사실상 허용하게 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여성과 특정 인종에 대한 비즈니스를 거부하면서, 이를 ‘헌법적 권리’ 행사라고 주장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2015년 6월26일 미 연방대법원은 동성간 결혼의 합헌성(合憲性)을 최초로 인정하면서도, “이런 결혼관을 믿지 않는 사람들의 권리를 침해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5대4로 갈린 판결에서, 동성간 결혼하는 사람들에게 ‘시민적 권리와 법의 동등한 보호ㆍ적용’을 보장한 수정헌법 14조를 적용한 다수 의견을 쓴 앤서니 케네디 대법관은 당시 “종교적 원칙을 고수하는 이들은 ‘동성간 결혼은 허용돼서는 안 된다’는 자신의 진실된 신념을 최대한 주창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게 흐르지 않았다. 케이크 가게 주인인 잭 필립스는 2017년에 다시 성소수자 차별 소송에 휘말렸다. 개신교도인 그는 성전환(性轉換) ‘축하’ 케이크를 원하는 변호사에게 “나는 사람이 성을 마음대로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으며,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을 축하할 마음도 없다”며 거부했고, 작년에 주 법원에서 패소했다.

결국 내년 6월에 있을 로리 스미스가 제기한 소송에 대한 연방대법원의 판결을 놓고, 미 보수 진영과 진보세력은 모두 수정헌법에 명시된 ‘종교ㆍ표현의 자유’가 차별금지법 적용의 시대에 어떻게 적용되는지 주목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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